가을비 내리는 주말, 중년의 시선으로 다시 본 홍콩 명작 첨밀밀. 장만옥과 려명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되돌아보는 감성 리뷰. 등려군의 '첨밀밀' 노래와 함께 떠오르는 달콤씁쓸한 추억들을 나눠보세요.
등려군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벌써 마음이 촉촉해진다. 중년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랑이란 게 단순히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때로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지는 감정도 있다는 것.
홍콩 맥도널드에서 시작된 운명
장만옥이 연기한 리치아오가 처음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던 그 장면. 서투른 광둥어로 "환영광림(歡迎光臨)"을 연습하던 모습이 얼마나 애틋했던지. 1980년대 홍콩으로 떠나온 대륙 여인의 설렘과 불안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리고 려명이 연기한 리샤오쥔이 처음 그녀를 보던 그 순간. "당신 웃을 때가 가장 예뻐요"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에서 이미 모든 걸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친구예요, 그냥 친구"
가장 마음 아픈 장면 중 하나. 각자 다른 사람과 약혼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놓지 못하는 두 사람. 리치아오가 "우리는 친구예요, 그냥 친구"라고 말할 때의 그 씁쓸한 미소.
중년이 되어 다시 보니 더욱 절절하다. 인생에는 정말로 타이밍이라는 게 있구나.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 '제때' 만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등려군의 부고 소식과 함께 흘러나오는 눈물
영화 중반, 등려군 사망 소식이 나오는 장면에서 두 사람이 함께 우는 모습. 단순히 가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지나간 시간, 돌아올 수 없는 순간들에 대한 애도였다.
그 노래가 흘러나올 때마다 우리는 누구나 잃어버린 무언가를 떠올린다. 첫사랑일 수도 있고, 젊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순수함일 수도 있다.
10년 후, 뉴욕에서의 재회
영화의 마지막 장면. 10년이 지나 뉴욕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 이제는 각자의 가정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다. 하지만 그 눈빛만은 예전과 똑같다.
"네, 당신도요?"
별것 아닌 인사말이지만, 그 속에 담긴 10년의 그리움과 변하지 않은 마음. 장만옥의 미소에서 행복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중년의 눈으로 다시 보는 첨밀밀
예전에는 단순히 슬픈 사랑 영화로만 봤는데, 이제는 다르게 보인다. 인생에는 완벽한 사랑보다는 아름다운 추억이 더 소중할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고, 모든 이별에는 성장이 있다는 것.
가을비 내리는 오늘 같은 날, 호르몬 때문인지 계절 때문인지 이상하게 감정이 예민해진다. 그럴 때면 첨밀밀 같은 영화가 위로가 된다. 내 감정이 이상한 게 아니라, 이런 그리움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첨밀밀은 완벽한 해피엔딩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완벽한 인생 영화다. 우리 모두에게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은 시간들이 있다. 꼭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좋은 친구였던 사람, 함께 꿈꿨던 동료, 또는 단순히 그때 그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들. 지금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 달콤한 꿀처럼 남아있는 그런 추억들.
비 내리는 주말 오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생각한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기억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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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려군 - 첨밀밀 (甜蜜蜜)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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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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