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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조각 속 감정의 물결 - 론 뮤익 전시회

by 다시ON언니 2025. 5. 14.

중년 여성에게 추천하는 감성 전시 – 론 뮤익 展 후기

오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론 뮤익(Ron Mueck)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유명 작가의 일반적인 전시 관람이 아닌,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전시장 안에는 저처럼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온 중년 여성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아마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조용한 마음에 대한 감정의 대화’가 아닐까 싶었어요.


📌 전시 기본 정보

    • 전시명: 론 뮤익 개인전
    • 기간: 2025.4.11 ~ 7.13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B1 (5,6 전시실)
    • 관람료: 5,000원
    • 공식 홈페이지: MMCA 바로가기

 

현장 매매도 가능하나 가능하면 미리 인터넷으로 사전 예매를 하고 QR을 통해 입장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온라인 예매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론 뮤익 작가는 1958년 멜버른에서 태어나 1986년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의 작품은 신비로우면서 극도로 생생하여 현실에 강렬한 존재감을 부여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재료를 활용하여 정밀하게 조각된 작품들은 크기의 세심한 조정과 함께 해부학적 디테일, 머리카락, 옷차림까지 정교하게 묘사할 분 아니라 인간의 감정 또한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 작품 속 감정과 마주하다

눈을 감고 바닥에 얼굴이 닿아 있는 남성의 얼굴
<마스크2>,2002,혼합재료, 77*118*85 cm

 

첫 작품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이 초대형 두상. 이 작품은 상징적인 자화상.
마치 ‘지친 나의 하루’ 같았어요. 한참을 바라만 보았던 작품입니다. 그 표정이 혹시 내 옆에 있는 남편의 모습은 아닌지 생각에 잠겨 보았습니다. 
머리카락이며 주름이며 너무 정교해서 실제 사람처럼 느껴졌고, 바닥에 눈을 감고 있는 모습에서 편안히 자는 듯 하지만 무언가 허전함도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나뭇가지를 든 여인
<나뭇가지를 든 여인>, 2009, 혼합재료, 170*183*120 cm

 

이 여인은 허리가 뒤로 젖힐정도의 무게를 짊어지고 두 발을 단단히 땅에 딛고 서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피부와는 달리 날카롭고 거친  나뭇가지들. 이 모습이 꼭 저의 모습은 아닐까 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 보려는 한 중년 여성의 모습. 왠지 위로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얀침대에 누워 어느 한곳을 응시하는 여인
<침대에서>,2005, 혼합재료,162*650*395 cm

 

이 작품은 거인을 보는 듯한 거대한 작품입니다. 하얀 침대에 하얀 이불을 덮고 누워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여인. 

저도 여인이 응시하는 곳을 조용히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과연 이 여인은 무얼 바라보며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일까? 그리고 이 작품을 실제보다 크게 제작한 것은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이 크기가 주는 무게감도 함께 느껴집니다. 

이외에도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다 보여 드리면 전시장에 가서 감동이 덜 하실 수 있으니 전시장 후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마무리하며

이 전시는 단순히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보러 간다기보다 나를 들여다보며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5천 원의 행복'이 너무도 큰 위로를 안겨 드릴 겁니다.  

요즘 날씨도 좋은데 혼자 가도 좋고 가족가 함께 해도 좋고, 친구와 함께여도 좋은 이 전시.
감정이 지쳐 있을 때, 미술관에서 나를 마주해 보는 시간, 꼭 추천드립니다.